제72주년 경찰의 날 치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찰관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72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국민의 경찰,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다짐하는 자리를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특별히 오늘, 민주주의를 지키고 키워온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기념식을 갖게 되어
감회가 더욱 새롭습니다.
지난 72년간 우리 경찰은
전시에는 국가의 방패가 되고,
평시에는 민생치안의 보루가 되어
대한민국을 지켜왔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국민의 안전과 안녕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경찰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경찰 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마음 편히 여행 한번 다니지 못했을 것입니다.
길었던 추석 연휴가 오히려 원망스럽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늘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 주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함께하고 계신 순직·전몰 경찰관과 유가족 분들께도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경찰관 여러분,
그동안 우리 경찰은 치안 역량을 크게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 결과 5대 범죄 검거율은 80%를 넘어섰습니다.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 검거율은
95%가 넘는 놀라운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의 우수한 치안 역량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가장 만족하는 분야로 치안의 안정성을 꼽았습니다.
세계의 관광객들도 최근 2년 연속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치안이 가장 안전한 나라로 선정하였습니다.
수사 역량과 치안 시스템의 우수성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의 사이버수사, 과학수사 기법과
112시스템,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한국형 치안시스템’이
전세계 78개국에 전수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15만 경찰 여러분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세계 속에 우뚝 선 ‘치안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온
우리 경찰의 노력을 치하하며,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경찰관 여러분,
그러나 여기에서 만족하고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경찰이 되려면
더 확실하게 변화하고 혁신해야 합니다.
새 정부 출범 첫해,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의 새로운 출발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 환골탈태의 노력으로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야 합니다.
경찰의 눈과 귀가 향할 곳은 청와대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찰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과거의 잘못과 단호하게 결별해야 합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찰이 스스로
‘경찰개혁위원회’와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킨 의미를 제대로 살려야 합니다.
국민의 기대가 큽니다.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찰 스스로 경찰의 명예를 드높이는 계기로 만들기 바랍니다.
지난 날 법 집행 과정에서 있었던 위법한 경찰력 행사와
부당한 인권침해에 대해,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힙니다.
저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할 것입니다.
경찰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 복무하기 바랍니다.
둘째,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유능한 민생 경찰’로 거듭나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저는 ‘세월호의 아픔이 없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약속을 우리 경찰이 반드시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집회와 시위의 대응에
과다한 경찰력이 낭비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루빨리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정착시켜
민생치안에 경찰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데 앞장서 주십시오.
‘사회적 약자 보호 3대 치안정책’을
보다 내실 있게 추진하여,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테러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합니다.
네 달 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세계 주요 국가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이고
75억 세계인의 이목이 평창으로 집중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선수단과 방문객의 안전을
완벽하게 지켜내야 합니다.
저는 우리 경찰을 믿습니다.
이미 88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등
수많은 대규모 국제스포츠행사를 안전하게 치러낸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전세계에 입증해 주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찰관 여러분,
권력기관 개혁과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속도를 내겠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입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두 기관의 자율적인 합의를 도모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중립적인 기구를 통해 결론을 내겠습니다.
수사권 조정과 함께
자치경찰제 도입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다양한 지역주민의 치안 서비스 요구에
적극 부응해야 합니다.
이미 12년째 시행 중인 제주자치경찰의 사례를 거울삼아
보다 완벽한 자치경찰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겠습니다.
경찰관 여러분,
여러분이 얼마나 힘들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주요 다른 선진국보다 턱없이 적은 인력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여러분의 노고에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만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국정과제에 포함된 경찰인력 2만 명 증원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일한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순직, 공상자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확대해 가겠습니다.
경찰관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소방관과 함께,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 허용도 추진하겠습니다.
지난 15일, 독일의 에버트 재단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한민국 국민’을
에버트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참으로 기쁜 소식입니다.
나는 이 상이 촛불시민에게만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년에 걸쳐 1,7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민행동이었지만
단 한 건의 폭력도, 단 한 명의 체포자도 발생하지 않았던 데는
성숙한 국민의식과 함께
평화적으로 집회를 관리한 경찰 여러분의 노력도 컸습니다.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촛불집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이 상을 나누고 싶습니다.
촛불시민들의 생각도 같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찰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경찰관 여러분,
여러분은 위험에 처한 국민이 가장 먼저 만나는
‘국가의 얼굴’입니다.
국민은 여러분을 통해 국가의 마음을 느끼고
책임을 다하는 국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곧 국가입니다.
늘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경찰이 되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경찰의 날을 축하하며
경찰 가족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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