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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 [국회에 노동 특위 설치 반대…기업 개혁 먼저] 사내유보금 놔두고 임금피크제로 고용 확대? 어불성설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5-07-24 13:16    

은수미 "국회에 노동 특위 설치 반대…기업 개혁 먼저"

[인터뷰] "사내유보금 놔두고 임금피크제로 고용 확대? 어불성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23일 "노동 구조 개혁은 (현재 경제 문제를 풀기 위한) 핵심이 아니다"라면서 "기업 구조 개혁을 논의할 수 있는 국회 차원의 논의 기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 구조 개편을 논의할 '사회적 기구'를 국회에 구성하자는 목소리가 야당 내에서도 하나 둘 나오는 가운데, 노동계 출신이자 해당 분야 전문가인 은 의원이 이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다.

 

은 의원은 23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노동 개혁 특위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당에 전달했다"면서 "최소한 기업 구조 개혁과 노동 개혁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여야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물론 기획재정위원회 등이 한꺼번에 논의에 참여하는 기구여야만 의미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여당은 현재 △일반 해고요건 완화 △임금피크제 및 성과급 중심으로의 임금체계 개편 △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등의 노동시장 개악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야 한단 게 정부·여당의 주장이지만, 엄밀하게는 기업을 포함한 '사회'적 대타협이 아니라 노동 계층 안에서의 소득 쪼개기에 가깝다.   

 

이에 대해 은 의원은 "윗물(기업)이 썩어서 문제인데 왜 아랫물(노동)에 침을 뱉느냐"면서 노동 구조개혁을 할 게 아니라 "기업 구조개혁 논의 기구를 구성해 법인세, 분리과세, 사내유보금 문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이 기회에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와 야당이 일종의 '역공'에 나서자는 취지다.

 

은 의원은 이어 "법인세를 정상화하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고용을 포함한 생산적 투자에 따른 이득엔 22%의 법인세율을 유지하더라도 금융 이익에 대해선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38%의 세율을 부과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분리 과세조차 되지 않으니, 기업들이 사내 유보금을 쌓아놓고 고용은 늘리지 않으면서 돈 놀이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은 의원은 또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대기업-중소기업 격차와 불공정 문제"라면서 "적어도 국민의 생명에 관한 한 하도급을 없애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하는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 의원은 대기업 원청이 사업장 내 안전 관리를 책임지지 않아 하청 노동자들이 사고로 사망하는 등 중대 산재사고가 잇따르는 점을 지적하며 "하도급 공정 거래 문제는 '생명'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은 의원은 기업 구조 개혁과 노동 구조 개혁을 함께 논의하는 기구가 국회에 구성될 때에도, 반드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포함한 노동계의 입장이 반영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양대노총이 동의하고 참여하지 않는 사회적 기구는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은 의원은 "이렇게 처음부터 의제 설정을 선제적으로 하지 못하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중산층 공격을 할 수 있게 된다"고도 했다.  

 

이처럼 은 의원과 노동계는 재계와 정부·여당이 열을 올리고 있는 '임금 피크제'가 대표적인 '중산층 공격'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MB 때는 '신입사원 연봉 삭감'으로 청년층 임금을 삭감하더니, 이제는 장년층을 공격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엄연한 중산층 공격"이라면서 "연봉 6000~8000만 원의 사람들한테 과세를 하는 것도 아니고 1000~2000만 원씩의 소득을 그냥 뜯어내는 것이다. 주식수익률이 마이너스 38%를 보이는데도 연봉을 30%씩 올린 경영자들은 놔두고 노동 계층의 임금을 깎아 고용을 늘리겠단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은 의원은 이어 "임금피크제로 확보할 수 있는 재원도 얼마되지 않는다"면서 "25세 청년에 입사해서 정년까지 직장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7%에 불과하다. 평균 49세에 퇴직한다.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게 되는 사람은 이 7%뿐이며, 이 가운데 40%는 그나마도 이미 정년을 연장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가 계산한 바로는 이들로부터 2000만 원씩을 뜯어야 14조원이고 1000만 원씩을 뜯어내면 7조 원"이라면서 "30대 재벌 사내유보금 710조 중 10%만 고용 창출에 써도 70조인데, 임금피크제로 고용을 늘린다는 게 말이 되나. 생선살 발라먹듯 중산층을 뜯어먹겠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은 의원은 "새누리당에선 정규직-비정규직 격차를 말하는데 그 임금 격차란 게 1.7대 1이고 정년 사원과 신규사원 임금 격차도 3대 1 수준"이라면서 "그런데 기업 오너들을 생각해보자. 100대 1, 1000대 1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2400억 원의 적자일 때 14억 원의 연봉을 챙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같은 이들이 누리는 과도한 혜택부터 문제 삼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정부·여당이 '청년 실업'을 운운하며 임금 피크제를 '의무화'하려는 것은 애초 이 제도의 목적과 다른 악용이란 점도 은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임금 피크제는 원래 청년실업 때문에 도입된 것이 아니다. 일부 중소기업에서의 정년 연장을 연착륙하게 해주려고 한 것"이라면서 "관련법에 '노사 합의를 해야 한다'고도 분명히 나와 있다. 법 개정 없이 임금피크제를 추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야당 환노위 안에서도 '노동시장 구조개선' 국회 특위 설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양대 노총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노총은 지난 4월 8일 '5대 수용불가 사항 철회 없이 합의는 업다'면서 노사정위원회의 협상에서 빠져나왔다. 이후 지금까지도 노사정위 복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온 만큼, 국회 특위 구성에 협조적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노총은 이날 열린 중집 회의를 통해 국회 사회적 기구 구성 시 참여할 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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