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테 프레데릭센(오른쪽) 덴마크 총리가 23일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전격 방문해 현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그 옆은 옌스 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 누크=정승임 특파원
“그의 방문 덕분에 평온을 찾아가고 있다. 정말 잘 왔다.”
24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쇼핑몰에서 만난 멜로디 요르겐센(43)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전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그린란드를 깜짝 방문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평생 그린란드에 살았다는 폴라스(71)도 “나는 궁극적으로 그린란드가 덴마크로부터 독립해야
바다신2릴게임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를 지지한다”며 “그린란드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불태웠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 사용’ 카드를 접은 22일 이후에도 불안감이 팽배했던 그린란드는 전날 프레데릭센 총리 방문 이후 조금씩 평온을 찾아가는 분위기였다. 현지 상인들은 평소처럼 자치 깃발을
야마토무료게임 내걸었지만 투쟁의 상징으로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었던 ‘Greenland is not for sale(그린란드는 매매 대상이 아니다)’ 입간판은 이날 자취를 감췄다. 주민들은 쇼핑몰과 마트에서 여유로운 주말을 보냈다.
24일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마트에서 현지 주민들이 장을
바다이야기릴게임 보고 있다. 누크=정승임 특파원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강력 지지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왔다”는 전날 프레데릭센 총리의 방문은 전격적이었다. 당일 오전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과 회담 직후 곧바로 비행기로 5시간이 걸리는 누크로 달려온 것이다.
한국릴게임 예정에 없던 그의 갑작스러운 방문 소식에 누크에 머무르는 수십 명의 외신 기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국일보는 한국 언론 중 유일하게 4시간 넘게 진행된 그의 공개 일정에 동행했다.
덴마크 총리에 먼저 다가간 원주민
23일 그린란드 누
릴게임종류 크에서 한 원주민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에게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옌스 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가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누크(그린란드)=정승임 특파원
베이지색 패딩을 입고 등장한 프레데릭센 총리는 옌스 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와 1시간 남짓 오찬 회담을 마치고 주민들과 최대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청사까지 직접 도보로 이동하며 현지 주민들을 만나 악수하거나 셀카를 찍었다.
인상 깊었던 점은 그린란드 원주민인 이누이트족 상당수가 그에게 먼저 셀카를 요청했다는 점이다. 지나가던 길에 우연히 프레데릭센 총리를 만난 원주민이 셀카를 요청하자 옆에 있던 닐센 총리가 웃으며 사진사를 자처할 정도였다.
사진촬영 금지된 어류 직판장도 '환영'
23일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찾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어류 직판장을 방문했다. 이누이트족이 운영하는 이 직판장은 원래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지만 이날은 허용했다. 직판장 직원도 프레데릭센 총리를 찍고 있다. 누크=정승임 특파원
평소 외부인의 방문을 경계해온 육∙어류 직판장도 이날 그의 방문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 이누이트족이 운영하는 이 직판장은 고래고기를 해체하고 새고기를 손질이 안 된, 죽은 상태 그대로 판매하는데 각종 윤리 논란을 의식한 듯 사진 촬영을 엄격히 금지한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프레데릭센 총리와 동행한 취재진의 촬영을 허용한 것이다. 현장에 있던 직원도 그가 매장을 방문하자 반갑게 맞으며 셀카를 요청했다.
300년간 그린란드를 식민 지배했던 덴마크는 1960, 1970년대에 원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강제 불임시술을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때문에 원주민들은 덴마크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날 원주민들의 반응이 예상과 달랐던 것은 프레데릭센 총리가 그간 보여온 진정성 때문이라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1977년생으로 취임 당시(2019년) 역대 최연소 총리였던 그는 그린란드 주권과 과거사 문제에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8월 강제 불임시술과 관련해 “덴마크를 대표해 사죄드린다”며 공개 사과했고 한 달 뒤 관련 진상보고서를 발표한 후에는 누크를 직접 찾아 고개를 숙였다. 보상책도 마련했다.
버스 정류장에 붙은 反트럼프 포스터
24일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버스정류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함께 찍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누크(그린란드)=정승임 특파원
한편 이날 누크 시내 버스정류장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나란히 찍힌 포스터가 붙었다. ‘예스 나토, 노 페도(PEDO∙소아성애자)’라는 문구도 함께 적혔다. 정류장에 있던 주민들은 “누구 소행인지 모른다”고 했다. 기자가 누크에 머문 나흘 동안 트럼프 대통령 저격 메시지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꺾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미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그린란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제는 외교적 접근을 할 시점”이라는 전날 프레데릭센 총리의 언급처럼 ‘외교의 시간’이 된 듯했다. 주민들은 “지도자에게 힘을 실어줄 때”라고 입 모아 말했다. 실제로 전날 두 총리는 두 시간 넘게 걸린 대책회의에서 향후 있을지 모르는 미국과 협상에 대비해 대응책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민 미리엄 디아스는 “그린란드의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오직 신만이 알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를 믿고 일상을 지키며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누크(그린란드)=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