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균호 기자]
▲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
ⓒ 지상의책
많은 사람들이 과학책은 지루하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렇다. 어린 과학 천재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 <영 셸든
바다이야기하는법 >을 주말 내내 보았지만, 과학은 그들만의 세계일 뿐 과학책을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 김성수 선임연구원이 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을 읽다 보니 왜 그동안 과학책이 어렵고 지루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과학책이 이 책처럼 부드럽고 재미나게 과학을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리마스터모바일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생물학자 최재천 선생은 아인슈타인과 파인먼이 단지 연구 성과로만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 알려진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두 과학자는 대중도 이해하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과학자야말로 가장 재미나게 글을 써야 하는 직업군 중의 하나여야 한다는
야마토릴게임 생각이 든다.
장구한 대우주 및 소우주의 역사를 100개의 화학물질로 소개하는 이 책은 태양과 공기와 풀벌레, 선사 시대와 제2차 세계대전과 우주개발까지 충분히 아우를 수 있는 화학의 넓은 오지랖(!)에 새삼 놀랄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흥미로운 화학물질이 대거 등장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만 해도 다이아몬드, 물(물도 화학물질이라는 것을
골드몽게임 모르고 살았다니!), 도파민(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이 역전 홈런을 쳤을 때 나오는 그 도파민?), 카페인, 니코틴, 인디고(이거 무슨 잡지 이름이었는데), 암모니아, 나일론, 루비, 세로토닌(앗, 내가 좋아하는 미셸 우엘백의 소설 제목인데)이 있다.
이 책은 쉽고 재미나게 써졌을 뿐만 아니라 100개의 화학물질을 소개하니까 순서에 상관없
메이저릴게임사이트 이 자신이 관심 가는 화학물질부터 찾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선 나는 다음 달에 제주도 여행을 계획 중이니 '구멍이 숭숭 뚫린 제주도의 상징' 현무암을 살펴보기로 했다. 현무암의 숭숭 뚫린 구멍은 용암에서 빠져나온 기체가 자신들의 탈출 역사를 남긴 것이라는 사실쯤은 나도 알겠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유독 현무암을 건축 재료로 많이 쓴 것이 단단해서 건축 재료로 활용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제주도에 흔한 재료라서 그런줄 알았다. 그냥 보기만 했지 만져봤어야 말이지.
현무암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사연이 무척 흥미롭다. 일본의 도요오카시에는 약 160만 년 전 화산활동이 만들어 낸 거대한 규모의 현무암 지형이 있는데, 이를 본 일본 유학자 시바노 리쓰잔이 감탄하여 현무동(玄武洞)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현무는 거북이와 뱀을 섞어 놓은 듯한 상상 속의 동물이며 북쪽을 관장하는데 북쪽은 검은색을 상징한다고 한다. 나중에 일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는 현무동이라는 이름에 힌트를 얻어 현무에 '바위 암(巖)'를 더해서 현무암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는 것.
<소립자>를 읽고 미셸 우엘백의 전작주의자가 되기로 한 만큼 우엘백 소설의 이름이 같은 세로토닌으로 급하게 넘어갔다. 사실 소설 <세로토닌>은 사두기만 하고 아직 읽지는 못했는데 이 화학물질의 정체를 알고 소설을 읽는다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역시 우엘백은 우엘백이다. 적나라한 성행위 묘사로 악명높았던 <소립자>의 작가가 소설 제목으로 삼은 이유를 첫 문장만 읽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세로토닌은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란다. 도파민이 중독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은 강렬한 행복감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한다면 세로토닌은 그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행복감, 이를테면 소소한 일상이나 정서적 공감에서 비롯되는 긍정적인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이 성분이 부족하면 우울증의 한 원인이 되는 모양이다. 세로토닌 부족 현상을 만회하는 방법의 하나가 운동이라고 한다. 아!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한다! 보통 열심히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걷기를 하면 우울증 해소에 도움 되는 세로토닌을 보충하게 되어서 건강에 좋다는 유식한 말을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세로토닌은 먹은 것을 잘 소화하고 수면의 질에 크게 공헌하는 행복의 신경전달물질이기는 한데 분자 크기가 커서 뇌혈관 장벽을 넘어 뇌로 직접 전달되기는 어렵다고 하니 인간의 뇌를 순식간에 행복감을 준다고 생각하는 다이아몬드를 살펴보았다.
흔히 야구팬들이 부상을 달고 사는 선수를 유리 몸이라고 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금강불괴라고 한다. 가장 딱딱한 광물이 금강석인데 그걸 우리말로 바꾸면 다이아몬드다. 다이아몬드가 단단한 이유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다른 광물과 달리 상호 단일결합으로만 연결된 탄소 원자만이 정사면체 구조를 이루며 배열되어 있는데 이 구조가 매우 빽빽하고 견고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놀랍게도 아주 오래전부터 다이아몬드를 대량 생산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는데 그 방법이란 게 다이아몬드를 단단하게 하는 탄소 원자를 공급해 주면서 다이아몬드 특유의 결정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한다. 2010년 이후, 이 기술이 놀랍도록 발전하면서 랩그로운(lab-grown) 다이아몬드 그러니까 '실험실에서 키운'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의 대체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을 순전히 독자의 관점에서 아쉬운 점을 토로하자면 이 책임이야말로 벽돌 책으로 나왔어야 한다. 400쪽이 안 되는 분량으로 100개의 화학물질을 다루다 보니 내가 관심을 가진 광물질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나중에라도 '확장판'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