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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기자]
중어중문학과 아동가족학을 전공한 정세영 작가는 언어와 인간, 가족의 관계를 오래 들여다보며 살아왔다. 문학과 교육, 삶의 현장을 오가며 쌓아온 시간은 자연스럽게 글과 그림으로 이어졌다. 2025년 나루문학상 에세이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그녀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게 좋아 멈추지 않고 계속해 왔다"고 말한다. 그렇게 사부작사부작 보고, 듣
백경릴게임 고, 읽고, 쓰며 쌓아온 삶의 기록은 마침내 한 권의 산문집으로 나왔다.
지난 17일, '안녕, 동네서점'에서 정세영 작가의 강연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안녕하세영>이라는 책 제목처럼, 안부를 묻고 답했다. 이날 서점에는 '1인 1책 에세이 글쓰기' 수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들이 하나둘 모였다. 오랜
릴게임사이트 만에 마주한 얼굴 사이에서는 긴 설명이 필요 없었다. "잘 지냈어요?"라는 짧은 인사만으로도 온기가 전해졌다. 누군가는 꽃다발을 건넸고, 누군가는 미소를 보냈다. 강연장은 어느새 책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넘어, 삶을 나누는 공간이 되었다.
바다이야기게임기 ▲ 정세영 작가가 "모두들 안녕하신가요?"라는 인사로 첫 번째 산문집 <안녕하세영> 출간 기념 강연의 문을 열었다.
ⓒ 김정아
릴게임하는법 1981년생인 정세영 작가는 자신을 평범한 가정주부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그녀의 하루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 도서관은 정 작가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자 배움이 이어지는 현장이며, 삶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온 장소다.
중
릴게임황금성 문학을 전공했지만 도서관에서 크리에이터 수업을 듣고 번역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떡을 만드는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글과 그림, 손으로 만드는 일을 넘나들며 그의 삶은 언제나 '배움'을 향해 열려 있었다. 그녀의 이력은 한두 줄로 설명하기 어렵다. <방귀왕> 동화책을 시작으로 시민소설학교 소설집에 참여했고, 도서관에서 과학자와 철학자를 만나는 수업을 들으며 생각의 폭을 넓혔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다 보니 첫 번째 산문집 <안녕하세영>을 출간했다. 모든 시작과 끝에는 도서관이 있었다.
이번 산문집에는 '정세영'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제목에 담겼다. 꾸밈없이 자신의 삶을 그대로 불러내겠다는 선택이었다.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써 내려가다 보니, 그를 통해 엄마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고, 가족의 시간은 겹겹이 포개졌다. 무엇보다 북한을 떠난 이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접하며, 교과서 속 역사로만 알던 6.25가 아닌 자신의 삶과 맞닿은 하나의 서사처럼 다가왔다고 정 작가는 말한다.
그녀는 "친애하는 나의 우울에게"라는 목차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힘껏 끌어안은 당신과 헤어지는 방법이었달까. 글로 감정을 꺼내놓는 동안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글 선생님이 되어준 배지영 작가의 존재는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에세이를 쓰며 만난 글지기 친구들은 나이를 넘어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동료가 됐다. 글을 통해 다시 읽고, 다시 만나고, 보통의 일상을 나누게 되었다고.
정세영 작가의 글에는 늘 가족이 함께 있었다. 엄마와 언니들, 할머니, 그리고 '나'. 여기에 글을 통해 만난 친구들까지 더해지며 그녀의 세계는 한층 단단해졌다. "삶에는 더 슬픈 날도 있고, 뜻밖에 더 좋은 날도 있으며, 쉽게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과 아쉬움도 함께 온다"고 말한다. 이어 그런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삶을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고. 그런 시선은 곧 글이 되고, 글은 다시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일이 좋아 멈추지 않고 써 왔다는 정세영 작가. 첫 산문집 <안녕하세영>의 책 디자인과 표지 그림도 직접 그렸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그리고 쓰며 '사부작사부작'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 진포
강연의 끝에서 정 작가는 글쓰기를 삶의 한가운데에 서기 위한 결심으로 풀어냈다. 문제를 피해 가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는 사람, 그가 글 속에서 마주한 주인공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었다.
"내 삶의 주인공은 결국 내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녀의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정 작가는 도서관으로 향해 책을 펼치고,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문장으로 옮긴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쓰며 '사부작사부작' 살아갈 예정이라고 말한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평범한 사람의 삶이 문장이 될 때 그 이야기는 누군가의 일상에 조용히 스며든다고. 첫 번째 산문집 <안녕하세영>은 그렇게 시작된 삶의 기록이다. 인사를 건네듯 자신의 시간을 내어놓으며, 오늘도 글로 세상과 말을 건넨다.
무엇보다 정세영 작가에게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오히려 평범한 하루를 끝까지 살아내겠다는 다짐에 가깝다. 행복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인생에서 슬픔과 그리움, 아쉬움과 후회까지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 그녀의 모든 감정을 글로 불러 세우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가"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사람, 글 속에서 발견한 주인공은 언제나 '나'였다고.
정 작가는 오늘도 도서관으로 향한다. 책장을 넘기며 오래된 문장과 마주하고, 마음에 스친 장면을 그림으로 옮기고, 그 위에 조심스럽게 단어를 얹는다. 사부작사부작 이어지는 기록들은 하루를 성실히 살아냈다는 증거에 가깝다. 일상의 소소한 작은 문장들이 누군가의 멈춰 선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되기를 바라며, 정세영 작가는 자신의 속도를 지키며 묵묵히 쓰고, 그리고, 삶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