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호소에 있다 동물실험에 동원된 고양이.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도대체 동물실험에 동원되는 고양이들이 어디서 오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실험동물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온 동물보호단체 관계자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실험동물 통계를 보면 매년 동물실험에 동원되는 고양이는 약 3,000마리에 달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우선 사용 대상 실험동물 9종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람용 의약품 개발 과정에 주로 쓰이는 동물
바다이야기 을 9종으로 지정하다 보니 고양이는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우선 동물'로 지정되면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등록된 실험동물공급자로부터 공급받도록 돼 있어 그나마 출처 관리가 된다. 반면 고양이를 포함한 나머지 동물은 공급기관이 아닌 실험기관에서 직접 기르거나 번식장 등에서 데려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바다이야기5만 2018년 서울대 의대 난청치료 실험에 쓰인 고양이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모습.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이 때문에 실험기관은 고양이를 번식장에서 사오거나, 보호소에서 유기묘를 데려오거나, 아예 길고양이를 동원하는 것
야마토게임방법 으로 알려져 있다. 수년 전에는 서울대병원이 고양이 실험을 하면서 일반 생산업자에게서 사온 게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전북의 한 실험동물 기관이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고양이를 데려다 실험하고 다시 돌려놓은 정황이 드러났다.
최근 전북 익산시는 중소기업벤처부가 공모한 '차세대 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메이저릴게임사이트 고양이 우선 실험동물 지정을 사업 과제로 추진하다 철회(본보 12월 11일 보도)했다. 언뜻 보면 우선 동물로 지정되면 사각지대에 놓인 고양이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효과가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양이 실험을 위한 공급 체계가 생기면서 실험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릴짱동물용 의약품 연구소가 관리했던 실험 비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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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015140000662)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의 실험동물 관리 체계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과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법으로 이원화돼 있다는 데 있다. 사람용 의약품처럼 실험동물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동물용 의약품 개발이나 교육용 실험의 경우, 9종에 관계없이 기관 자체 규정이나 연구자 필요에 따라 동물공급처를 정하고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승인만 있으면 공급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전북 정읍시 보호소에서 전북 익산시 동물용 의약품 개발사로 입양된 개. 이 개는 개발사가 운영하는 동물병원 관계자가 입양했다. 이 개와 함께 입양됐던 나머지 두 마리는 안락사당한 뒤 카데바로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실험동물 전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10여 년 전부터 동물보호법의 실험동물 규정에도 실험동물법과 동일하게 실험에 많이 동원되는 9종은 공급자로부터 공급받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실험기관들의 반대로 좌절돼 왔다고 했다.
실험동물 공급 관리는 동물 복지차원뿐 아니라 실험 정확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모든 동물실험을 당장 중단할 수 없다고 해도 피치 못하게 실험에 동원되는 동물만큼은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나아가 사람도 임상실험 참여를 신청하듯 치료가 필요한 동물들의 보호자와 협력해 실험 참여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과 동물대체시험 기술을 활용해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