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범죄자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보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범죄자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보인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미국 앨라배마대와 러트거스대 연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게시된 불륜 경험담을 분석한 결과, 불륜 과정에서 드러나는 동기와 은폐 전략, 죄책감 회피 방식이 범죄 행동을 설명하는 기존 범죄학 이론과 상당히 일치한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일탈행동(Deviant Behavior)
골드몽릴게임 》 최신호에 'Examining Infidelity Through Strain, Restrictive Deterrence, and Neutralizations'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불륜과 범죄 행동에서 공통으로 드러난 심리적 유사성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서 불륜은 법적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륜은 피해자를 만
손오공게임 들고, 발각될 경우 사회적 불이익을 초래하며, 개인과 가정에 큰 상처를 남긴다는 점에서 범죄와 유사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유사점에 주목해 "불륜을 저지르는 이들도 범죄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할까?"라는 질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의 인기 온라인 포럼 두 곳에서 불륜 경험을 밝힌 작성자의 글 81건을 수집해
바다이야기오리지널 분석했다. 분석은 충분히 긴 분량(250단어 이상)의 게시물과 관련 댓글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범죄 통계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남성 작성자의 글(64건)을 더 많이 포함했다.
연구진은 △긴장 이론(strain theory) △제한적 억제(restrictive deterrence) △중화 이론(neutralization t
바다이야기고래 heory) 등 세 가지 범죄학 이론을 적용해 글을 해석했다.
긴장 이론으로 본 불륜의 출발점: 긴장 이론
게시글 속 다수의 작성자들은 불륜의 계기를 개인의 스트레스와 정서적 고립에서 찾았다. 직장 스트레스, 경제적 부담, 가정에 대한 책임감 부담, 친밀감 부족, 성적 욕구 좌절 등이 대표적이었다.
범죄
바다이야기#릴게임 학에서 긴장 이론은 부정적 감정이나 좌절감을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일탈 행동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즉, 이들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절망감을 완화하기 위해 불륜을 저질렀다고 분석된다.
그러나 연구진은 불륜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새로운 유형의 긴장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숨겨야 한다는 압박감, 발각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 죄책감, 결혼이 끝날 수 있다는 두려움 등을 갖고 있었다. 역설적이지만, 때로는 이러한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또 다시 불륜을 저지르는 악순환이 목격되기도 했다.
들키지 않기 위해 계산된 은폐 전략: 제한적 억제
불륜 과정에서 드러난 은폐 방식 역시 범죄와 유사했다. 범죄자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 행동 방식을 조정하듯, 불륜을 하는 이들도 들키지 않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사용했다.
이들은 배우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선불 휴대전화나 비밀 이메일 계정 사용, 들키지 않을 만한 장소에서 만나는 등의 행동을 했다. 또한 배우자에게 평소보다 더 다정하게 행동하는 등 배우자가 의심을 품지 않게 하는 전략도 등장했다. 배우자가 의심을 제기하면, 오히려 과민 반응으로 몰아가며 '가스라이팅'을 시도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발각이 임박했을 때는 전략이 바뀐다. 작성자들은 '키스만 했다'는 식으로 일부 사실만 고백하며 책임을 축소하거나, 부부 상담에 동의해 배우자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려 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방식이, 가벼운 형량을 받기 위해 법정에서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는 범죄자의 행동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제한적 억제 개념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죄책감 줄이기 위한 합리화: 중화 이론
연구진은 게시글 속 표현에서 중화 이론의 흔적도 포착했다. 중화 이론은 규범을 어긴 사람이 죄책감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예컨대 "남자에게 욕구는 본능"이라는 표현을 통해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통제 불가능한 생물학적 충동이었다고 책임을 부정하거나, "배우자가 먼저 나를 소홀히 대했다"고 말하며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상대가 모르면 상처도 받지 않는다"는 식으로 불륜 행동으로 인해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진정한 사랑을 찾았을 뿐"이라며 더 높은 가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합리화하는 모습도 발견됐다. 일부 작성자는 과거의 행동을 현재의 자신과 분리해 "그때의 나는 지금과 다르다"고 말하며 비난을 피하려 했다.
나아가 불륜 사실을 숨기는 것이 오히려 배우자를 보호하는 선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연구진은 이를 두고 "발각되지 않는 것이 피해자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여기며 범죄를 정당화하는 사고방식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세 가지 이론은 서로를 강화하며 작동
연구진은 세 가지 범죄학 이론이 각각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며 불륜 행동을 강화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섹스리스 결혼이나 정서적 단절에서 비롯된 긴장과 좌절은 "어쩔 수 없었다"는 책임 부정으로 이어지고, 이후 들키지 않기 위해 은폐 전략을 사용할수록 "상대가 모르면 피해가 없다"는 손상 부정이 더욱 굳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긴장에서 출발해 은폐 전략, 이어 정당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되면, 불륜이라는 일탈 행동이 지속되고 확대되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일탈과 범죄의 심리적 경계는?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불륜과 같이 범죄가 아닌 일탈 행동에서도 범죄자와 유사한 심리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익명 온라인 게시글이라는 특성상 작성자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고, 표본이 남성 중심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향후 연구 확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법적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피해와 은폐가 발생하는 영역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는 것이 일탈 연구와 범죄학 모두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유사성을 바탕으로 "범죄자와 평범한 사람 사이의 경계는 생각보다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