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청 둥타이의 탸오쯔니 습지에서 홍학 무리가 발견된 모습. /바이두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처음으로 구체적인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중국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녹색 전환 가속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조선비즈는 중국의 생태문명 사상 아래 ‘환경 보호’와 ‘산업 발전’의 상생을 실현하고 있는 도시, 장쑤성 옌청을 방문해 이곳 생태 복원과 산업 발전 현장을 톺아본다.[편집자주]
지난달 23일 오전 중국 장쑤(江苏)성 옌청(盐城)의 황해 습지. 망원경 너머로 잔잔한 물결이 덮인 갯벌을 들여다보니, 얼핏 봐도 200마리가 넘는 새들이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한국의 흔한 텃새이자 여름 철새인 왜가리와 장다리물떼 직장인 햇살론 새뿐만 아니라, 매우 희귀하게 관찰되는 발구지오리와 뒷부리장다리물떼새도 포착됐다.
이곳은 둥타이(东台)의 탸오쯔니(条子泥) 습지 보호구역으로, 아프리카와 유럽 등에 서식하는 홍학이 이례적으로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넓은 습지와 많은 양의 먹이를 필요로 하는 대형 조류인 황새류도 탸오쯔니에서 자주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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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청 황해 습지를 중간 기착지로 삼고 있는 멸종 위기종 넓적부리도요. 성체 기준 400여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바이두 캡처


러시아에서 번식해 한국 서해안·중국 동해안을 거쳐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나는 멸종 위기종 ‘청다리도요사촌’과 ‘넓적부 취업면접학원 리도요’도 이곳을 찾는다. 특히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 멸종 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는 중국에선 자이언트 판다보다 귀한 몸이다. 부리 끝이 숟가락을 닮아 중국어로는 ‘숟가락부리도요(勺嘴鹬)’라고 불린다. 참새만 한 크기지만 한번에 2000km 이상을 난다. 전체 이동 경로는 8000km가 넘는다.
탸오쯔니 습지 보호구역 관계자는 “넓적부리도요 채무조정방법 성체는 전 세계에 400여마리밖에 없으며, 가을철 이동 시기에는 전 세계 개체 수의 50%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시 당국은 희귀 조류가 황해 습지에서 자주 목격되는 것은 옌청시가 습지 생태 보전에 성공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옌청 둥차이 탸오쯔 오피스텔 전세대출 니 습지 보호구역의 모니터링 화면. 철새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옌청(중국)=이은영 특파원


◇ 오랜 퇴적으로 조성된 최대 갯벌… 세계 철새 모여들어
황해 습지는 황하 등 강물이 바다로 흐르는 과정에서 흙과 모래가 오랜 기간에 거쳐 바다에 퇴적되면서 만들어졌다. 탸오쯔니 습지 보호구역 설명에 따르면, 옌청 지역의 대부분은 해안선이 후퇴하면서 생긴 땅이다. 그 덕에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드넓은 갯벌을 지니게 됐다. 옌청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산이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황해 습지는 희귀 조류가 의존하는 지역으로, 세계에서 철새 밀집도가 가장 높은 통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호주 철새 이동 경로의 핵심 구간이다. 매년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이곳에서 쉬어간다. 올해까지 총 414종이 기록됐다. 황해 습지는 생물 다양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는 중국 첫 연안 습지 자연유산으로, 중국의 자연유산이 육지 중심에서 연안으로 확장됐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픽=손민균


◇ 토종 사슴 39마리에서 8500마리로 복원, 야생화 성공
옌청은 탸오쯔니 습지 보호구역 같은 희귀 조류 보호구역뿐 아니라 미루(麋鹿)사슴을 보존하기 위한 국가급 보호구역을 갖추고 있다. 미루사슴은 중국 토종 사슴으로, 청나라 때 황실 사냥용 공원에서만 사육되며 야생에서는 멸종됐다. 20세기 초에 해외로 반출된 극소수의 개체들만이 명맥을 유지하다, 1986년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미루사슴을 정부가 받아들여 개체 수 복원에 나섰다.
같은 날 오후 찾은 인근 다펑(大丰) 미루사슴 국가급 자연보호구역. 전동차를 타고 들판을 지나 물가에 다다르자 물에 몸을 담그고 쉬고 있는 수십마리의 사슴이 보였다. 사슴들은 자연스럽게 무리를 이뤄 풀을 뜯거나, 나무 그늘 아래에 모여 쉬었다. 사슴들은 전동차가 지나가도 개의치 않았고, 서너 마리 정도는 가까이 다가와 관람객에게 당근을 받아먹었다.



물 속에서 쉬고 있는 무리를 뒤로하고 어린 사슴이 당근을 받아먹으러 다가오고 있다. /옌청(중국)=이은영 특파원





준야생구역에서 사슴들이 풀을 뜯고 있다. 준야생구역에선 사육사가 먹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사슴에게 전부 풀이 뜯겨 황폐화된 들도 있었다. /옌청(중국)=이은영 특파원


온순하고 느긋한 사슴만큼 눈에 띈 것은 생태 환경이었다. 여타 사슴공원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이곳은 야생 환경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총 12㎢ 규모의 보호구역은 습지, 갈대 숲, 삼림 등 다양한 서식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뛰어난 생태 환경 때문에 이곳에선 야생 두루미와 황새, 흰꼬리수리 등 400여종 야생동물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
현재 보호구역 안에서 서식하는 미루사슴은 5000마리가량이다. 1980년대 영국에서 들여온 39마리의 미루사슴은 초기에 울타리로 보호된 구역에서 사육됐는데, 안정적인 성장과 번식을 통해 개체 수가 충분히 증가한 뒤 준야생(semi-wild) 구역으로 옮겨졌다. 사육사는 먹이 제공을 최소화하고 사슴들이 알아서 풀을 뜯고 물을 찾으며 자연 환경에 적응한다. 이 단계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면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채 보호구역 밖의 야생으로 방사된다. 85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난 개체 수 가운데 3673마리가 완전한 야생 환경에서 서식하고 있다.
신창싱(信长星) 장쑤성 당서기는 “최근 몇 년 동안 장쑤 근해 수질은 꾸준히 개선되었다. 해양 생물과 연해 철새 개체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30여 마리로 시작해 8000마리 이상으로 200배 이상 개체 수 복원에 성공한 것은, 세계 생물 다양성 보존의 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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