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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과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가 1일 출범했다. 한 부처가 환경 규제와 에너지 산업 진흥을 함께 맡는, 헌정사 최초의 실험이다. 초대 수장이 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에너지 산업을 키우면서 이재명 정부 임기 말인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줄이는 목표(2018년 대비)도 달성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그의 사무실 칠판에는 탄소 배출 수치와 여러 감축 시나리오가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김 장관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매우 절박한 심정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한농화성 주식
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임기 안에 재생에너지를 지금의 3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에너지 고속도로 등 새로운 전력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에게 한국형 에너지 믹스(energy mix)의 방향과 탄소 감축 전략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김 장관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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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 떨어뜨려 재생에너지 꼴찌 국가 돼”
Q : 환경과 에너지 조직을 합치면 서로 견제도, 양쪽의 고유 목표 추구도 힘들어지지 않을까.
A : 기후와 에너지를 통합 관리하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산업부는 싸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만 하면 되고, 환경부는 제일테크노스 주식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탄소를 줄여야 되는데 실행 수단은 안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떨어뜨려 놓으니까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 꼴찌 국가가 된 거다.
Q : 재임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성과는.
A : 단연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확대하고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는 일이다. 현재 누복리상품
적 34GW(기가와트) 규모인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GW로 확대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전력망을 구축해야 한다.
Q : 추진 과정에서 두 가치(에너지·환경)가 충돌한다면.
A :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입지 갈등 없는 방식을 중심으로 추진하겠다. 예전처럼 멀쩡한 나무를 자르고 태양광을 깔 수 있는 건 아니다.인터넷신천지
영농형·지붕형 태양광이나 마을의 공공용지 같은 공간을 잘 활용하면 생태계·산림을 파괴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태양광, 풍력 발전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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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획기적으로 늘린다…원전은 기저전원 역할”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열린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 장관이 구상하는 한국형 에너지 믹스는 무엇일까. 그는 “재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석탄 등 화석연료는 빠른 속도로 줄이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원전은 안전성을 담보로 기저전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LNG는 기동성을 고려해 비상전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하는 방안으로는 ▶수상·산단 등 유휴부지 활용 ▶태양광 이격거리 개선 ▶햇빛·바람연금 같은 인센티브 확대 등을 내놨다.
Q : 재생에너지를 급속히 늘리면 중국산 태양광 장비가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A : 윤석열 정부가 오직 원전만 하면서 태양광의 ‘태’자도 못 꺼내게 했다. 3년 전만 해도 한국의 태양광 산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에 맞설 경쟁력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약화돼 버렸다. 지난 3년의 후과(後果)다. 지금이라도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그나마 있는 산업도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Q : 기후단체들은 과도한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로 인해서 태양광 확대가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A : 외부 사업자들이 와서 태양광 사업을 하니까 생긴 일이다. 한 마디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다. 동네 주민들이 발전 사업자로서 소득을 얻는 체제로 전환하면 이격거리 문제는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여러 국회의원이 (완화 관련) 법안을 제안했고,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할 예정이다.(※이격거리 규제란 주거지역이나 도로 주변에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설치를 제한하는 지자체 조례를 말한다. 김 장관은 국회의원이었던 지난해 9월 주민참여형 사업이거나 지붕형 태양광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이격거리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Q : 에너지 고속도로 등 전력망을 확충할 때 지역 주민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A : 주민들과 상의하면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을 그동안 제대로 못 했다. 앞으로 고압 전선망이 육지로든 바다로든 필요할 텐데 위험과 피해 정도에 따라 적절하게 보상하면 된다. 에너지 고속도로도 산업화의 상징이 경부고속도로인 것처럼 화석연료 중심의 송전망 체계를 재생에너지 시대에 맞는 체계로 전환한다는 상징적 표현이다. 지방에서 전기를 생산해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게 핵심은 아니다.
Q :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전력망까지 바꾸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A :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 전기료가 올라간다'는 건 이제 맞지 않은 전제다. 태양광은 이미 석탄이나 LNG보다 저렴하고 육상풍력도 거의 비슷한 가격까지 왔다. 해상풍력도 규모의 경제가 되면 석탄·LNG 발전보다 저렴해질 거다. 다만 전력망을 바꿔야 되기 때문에 인프라에 투자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되 발전 비용을 낮춰 요금 인상 압박을 조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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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안전성 담보로 수명 연장…신규 원전은 여론 수렴”
부산 기장군의 한 포구에서 바라본 고리원전 2호기(왼쪽)와 영구 정지 8년 만인 지난 6월 해체가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오른쪽) 모습. 송봉근 기자
Q : 정부의 원전 관련 발언을 두고 ‘탈원전 시즌2’가 올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A :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원전의 안전한 운영을 결합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가지고 있다. 원전 중 설계 수명이 다한 곳은 안전성을 담보로 해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신규 원전은 다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 하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당장 (원전 짓기를) 시작해도 10년이나 돼야 지을 둥 말 둥 한 게 그게 대책이냐. 풍력, 태양광은 1~2년이면 되는데 그 방향으로 가야지 무슨 원전을 짓느냐”고 말했다.)
Q : 기후부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짜게 된다. 11차 전기본에서 계획됐던 신규 원전 2기는.
A : 12차 전기본을 세우게 되면 당연히 11차 전기본에서 세웠던 계획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규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도 수렴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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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내연차 금지 가능할까 “변화 시그널 정확히 줘야”
서울의 한 쇼핑몰 내 전기자동차 충전 구역 모습. 뉴스1
기후부가 직면한 가장 큰 난제는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5년 뒤인 2030년까지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해야 한다. 여기에 2035 NDC도 설정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한다. 기후부는 진전된 2035 NDC 달성을 위해 EU(유럽연합)처럼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Q : 지난 정부에서 산업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해외감축 등의 비중을 높였는데.
A : 지난 정부에서 3년간 감축했어야 할 온실가스 7000만t(톤)을 감축하지 못해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해외감축 비중 증가는) 40%의 총량을 줄일 수 없으니까 일종의 '그린워싱'을 한 거다. 수송부문 전동화 확대 등 부문별 전략을 재수립해 목표를 달성하겠다. 지난 3년간 정체된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해 전력 부문도 추가로 감축하겠다.
Q : 차 업계에선 10년 안에 신차를 100% 전기차로 전환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 : 독일이나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연차에 머뭇거리다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뺏기고 있다. 현재 세계 전기차 시장의 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그것도 내연차보다 훨씬 더 싼 가격으로 말이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내연차와 부품 기업들은 훨씬 빠른 속도로 위험에 처하게 된다. 변화의 시그널을 정확하게 주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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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가두는 게 능사 아냐…지하 저류댐 등 맞춤형 처방”
신재민 기자
김 장관은 1년 전 윤석열 정부가 발표했던 14개 신규댐 건설 계획을 뒤집었다. 7개 댐은 백지화했고, 나머지 7개 댐도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Q : 강릉 가뭄을 겪으면서 기후위기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커졌다. 댐 추진 중단은 이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A : 세계는 오히려 댐을 짓는 게 아니라 허물면서 자연을 복원하는 추세다. 물을 가두는 게 능사가 아니다. 지난 정부에서 주민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지자체가 신청하면 어지간하면 다 받아줘서 불필요한 토목 사업을 하려고 하다가 문제가 생긴 거다.
Q : 향후 더 심해질 가뭄과 홍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A : 지역의 특성에 따라서 일종의 맞춤형 처방을 해야 한다. 강릉도 속초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저류댐 같은 걸 만드는 게 숙제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