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돌아가신 가족들의 묘가 쓸쓸해 보이지 않도록 플라스틱 조화로 꾸며놓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런데 이 조화, 전국 추모공원에서만 매년 1500톤씩 나오는데 재활용도 안 돼서 처치 곤란이라고 합니다.
조화의 이면을,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때 매일 마주하던 남편은 이제 이렇게 시간을 내야 만날 수 있습니다.
미웠고 고왔던 사람.
언젠가 다시 보자 약속합니다.
[김양애/경기 용인시 : 몇 년 후에 봅시다. 만납시다 몇 년 후에.]
송편을 펼치고 술을 붓고, 각자 사연과 인연은 달라도 추모하는 마음을 안고 이곳에 왔습니다.
국가장학금 손엔 꽃다발을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다녀간 묘비들, 멀리서 보면 알록달록합니다.
추석을 맞아 성묘객들이 몰리는 한 공원 묘지입니다.
묘비마다 가족들이 가져다 놓은 꽃들이 빼곡한데요.
생화나 화분도 있지만 자세히 보니 거의 다 조화 꽃입니다.
지난 명절에 둔 꽃
직장 을 뽑고, 새 조화로 묘비를 다시 꾸몄습니다.
[추모공원 성묘객 : 부모님 옷 갈아입혀 드리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예쁘게 항상 단장을 하셨으니까…]
조화를 쓰는 건 시드는 생화보다 관리하기 편해서라고 했습니다.
[추모공원 성묘객 : 어차피 매일 관리 안 될 거면 차라리 조화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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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조화들,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삭고 부서집니다.
심어둔 지 얼마 안 된 조화는 아직까지 이렇게 알록달록 색이 살아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건너편만 보셔도요.
거의 꽃이 회색조가 됐고요.
만지기만 해도 이렇게 좀 바스러
2014년lh국민임대아파트모집공고 지면서 가루 같은 게 나옵니다.
이런 꽃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바스러지면서도 완전히 썩진 않습니다.
땅에 스며 토양을 망치고 남은 건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가 됩니다.
이번 연휴 사흘 동안 버려진 헌 조화입니다.
거의 제 키만큼 쌓였는데요.
무게로
강시우 치면 1톤 정도 됩니다.
이걸 치우는 직원들도 명절마다 고역입니다.
[임광열/청주도시공사 사업부장 : 3톤에서 5톤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번 명절을 치를 때마다. 안 썩으니까 계속 청소를 해야 되는 거고…]
합성 섬유와 철사로 이루어진 이 꽃들, 모두 소각해야만 합니다.
[박석규/청주도시공사 환경사업부 팀장 : 저 안에 지금 (조화들이) 섞여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죠. 햇빛에 경화가 돼서 (재활용) 여건은 안 되고. 전량 소각하는 위주로…]
매년 전국 추모공원에서 나오는 조화 쓰레기만 1500톤이 넘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선 조화 반입을 금지하고, 진짜 꽃을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반응이 좋습니다.
[유채아/10살 : 저는 진짜 꽃이 더 좋아요. {왜요?} 향기가 더 좋아요. 할아버지도 좋아할 것 같아요.]
떠나간 가족이 허전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소중합니다.
하지만 결국 남은 건 처리가 어려운 플라스틱 쓰레기였습니다.
이번 명절에는 눈에 보이는 조화 대신 추모하는 마음을 남기고 와도 좋겠습니다.
[영상취재 유규열 최무룡 영상편집 홍여울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장민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