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 콰르텟 왼쪽부터 박하문, 윤은솔, 조형준, 박수현 [목프로덕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프로파일링하듯이 곡을 연구하고 연습했어요. 베토벤 현악사중주라는 완벽한 건축물의 기둥과 지붕을 하나하나 훑어보는 작업이었죠."(박수현)
14년 차 현악사중주단 아벨 콰르텟이 다음 달 7일 8개월간의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여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아벨 콰르텟의 네 멤버 바이올리니스트 윤은솔(39), 박수현(37), 첼리스트 조형준(39), 비올리스트 박하문(2
황금성릴게임 8)은 "한 번쯤은 꼭 도전해보고 싶은 꿈이었다"고 대장정의 소회를 밝혔다.
이들이 연주하는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은 초기 곡인 1∼6번, 중기 곡인 7∼11번, 후기 곡인 12∼16번 및 '대푸가'(Grosse Fuga)로 나뉜다. 초기와 중기 곡은 하이든과 모차르트 등 고전 양식을 이어받았지만, 후기 곡들은 독창적인 형식으로 현악 사
릴게임무료 중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형준은 "베토벤 현악사중주는 초기, 중기, 후기 곡마다 색채가 뚜렷하다"며 "후기 곡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적으로 느껴질 만큼 혁신적이다. 연주자로서도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박수현도 "후기 곡들은 악보를 보며 프로파일링하듯 분석해야 할 정도로 복잡하다"며 "베토벤
릴게임몰메가 이 귀가 들리지 않던 시기에 쓴 곡들은 한 천재의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기별 곡들의 차이가 뚜렷한 탓에 아벨 콰르텟은 전곡 연주에서 초기, 중기, 후기 곡을 공연마다 고루 배치해 베토벤 음악의 변화를 한 무대에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조형준은 "구성이 복잡한 후기 곡만 묶으면 연주자도 관객도 힘들다"며 "다양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한 시기의 곡을 섞어 베토벤의 음악적 여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벨 콰르텟 연주 모습 [목프로덕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 달 7일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5번째 공연에서는 후기 곡 중에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서도 가장 독특한 형식을 갖춘 14번을 피날레로 선택했다.
박수현은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은 악장들이 모두 연결돼 쉬지 않고 연주된다"며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듯한 곡으로, 베토벤의 내면과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했다. 조형준도 "이 곡은 당시 연주자들에게도 연주 불가능하다는 불만을 샀지만, 베토벤은 후대가 이해해줄 것이라 확신했던 곡"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전곡 연주 준비 과정은 다른 공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윤은솔은 "거의 쉬는 날 없이 매일 5시간씩 연습했다"며 "특히 대푸가를 연습하는 날은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박하문도 "후기 작품들이 몰려 있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베토벤 현악사중주를 연주하며 음악적 성장뿐 아니라 인생에 관한 성찰이 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박수현은 "베토벤이 젊었을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던 말년까지의 인생이 곡에 투영되어 있다"며 "연주할수록 곡의 구조와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형준도 "베토벤 후기 곡은 소리를 듣지 못한 채 내면의 우주를 펼친 음악"이라며 "역경과 고난을 넘어선 진실함을 느끼며 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벨 콰르텟 [ⓒShin-joong Kim. 목프로덕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지난 2013년 독일에서 결성한 아벨 콰르텟은 올해로 14년 차를 맞았다. 리더 윤은솔과 조형준이 창단 이후 지금까지 함께했고, 2016년 조형준의 아내 박수현이 합류했다. 2023년 막내 박하문이 참여하면서 지금의 4인조가 완성됐다.
이들은 솔리스트, 오케스트라에 비해 주목도가 덜한 국내 현악사중주계를 10년 넘게 지켜온 비결로 서로에 대한 양보와 헌신을 꼽았다.
박수현은 "사중주단 생활은 부부 생활과 비슷하다. 서로 양보하고 맞추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것이 장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윤은솔도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인생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팀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아벨 콰르텟은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 달부터 박수현은 민간 악단인 화음챔버오케스트라의 객원 악장으로, 박하문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비올라 부수석으로 활동한다. 윤은솔과 조형준도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 전념할 예정이다. 조형준은 "이번 베토벤 현악사중주 정복을 통해 음악적으로 더 성숙해졌고, 그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 준비로 소홀했던 가족과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개인적 바람도 밝혔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윤은솔은 "악기 면에서 혼자 도를 닦아보고 싶고, 아이와 여행을 많이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고 했다. 박수현도 "아이와 노는 걸 너무 좋아해서 왕창 놀아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벨 콰르텟의 남은 두 차례 여정은 다음 달 5일과 7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펼쳐진다. 5일에는 4·16·13번을 연주하고, 7일에는 5·7·14번을 선보인다.
아벨 콰르텟 [ⓒShin-joong Kim. 목프로덕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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