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自淨)과 위무의 감각으로 길어 올린 오늘의 시’
함진원(사진)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가만히 불러 보는 이름’(문학들刊)을 출간했다.
총 4부 60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지나온 삶의 결을 조용히 더듬으며, 슬픔을 응시하는 태도와 그 슬픔을 스스로 덜어내는 자정의 시간을 함께 담아냈다.
시집의 품격은 ‘계절을 모아
릴게임사이트 공손한 마음으로 꽃씨를 받으면서 다시 내일을 품에 안았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인의 고백과 결을 같이한다.
시인은 젊은 날의 후회, 떠나보낸 인연, 마음 한편에 남은 빈자리 등을 되돌아보면서도 그 기억을 감정적으로 쏟아내지는 않는다.
누구에게나 슬픔은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슬픔과 어떤 자세로 마주하느냐다. 시인은 깊은
바다신2 다운로드 슬픔과 허무의 순간에도 스스로 위무와 자정의 시간을 통과하며 희망의 불씨를 지피려 한다.
‘망초꽃 앞에서’의 “뒤돌아보지 말고 가야 해/뜨건 밥에 된장국 훌훌 마시고/일어나거라/힘들고 못 살것으면 항꾸네 살면 되제”라는 문장은 이러한 시인의 태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지점은 슬픔을 개인적 정서
사이다릴게임 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사회적 현실로 넓혀간다는 점이다.
시인은 ‘희망’에서 “우리는 산으로, 들판으로 못 가고/양심을 들고 광장으로 간다”라고 밝히며, 시대의 무게와 마주하는 인간의 선택을 묻는다.
남태령 고개를 넘어 계엄령에 맞선 이웃(‘부드러운 고드름’ 중), 농성장의 새벽(‘바디메오 목소리’ 중), 아우내 만세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소리(‘비에 젖은 것들은 그리움으로 온다’ 중) 등 시편은 한국 현대사의 장면들을 현재로 다시 불러온다.
특히 ‘또, 또또’는 노동자의 반복된 죽음을 향한 분노를 담아내며 “왜 모른 척 혼자만 잘살면 그만인가요”라는 직설적 질문을 던진다. 사회적 상처를 견디는 목소리가 시 안에서 거칠어지지 않고, 끝내 삶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이 시집의 특징이다.
이처럼 견딜 수 없는 비애와 분노의 극단에서도 시인의 시가 아름다운 것은 슬픔을 껴안으려는 그의 자세 때문이다. “너무 오래 머물렀습니다/가만히 불러 보는 이름이 있어서/다행인 요즘/섬기는 일도, 사랑할 일도/잠깐, 쉬었다 가는 길/혼자면 어떻습니까”(‘누구신지요’ 중)라는 구절은 그 마음의 방향을 잘 드러낸다.
고재종 시인은 이번 시집을 두고 “섬기고 사랑하며 자발적 가난의 길을 가는 순명의 삶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함진원 시인은 함평 출생으로, 조선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인적 드문 숲길은 시작되었네’, ‘푸성귀 한 잎 집으로 가고 있다’, ‘눈 맑은 낙타를 만났다’ 등을 펴냈다. 현재 기린 독서문화교육원과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치유 글쓰기와 독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