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미래 바꾼 피지컬 AI
지능형 기계가 혁신을 주도
지식 공유·흐름을 고민해야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일본의 한 행사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온 지인을 10여 년 만에 다시 만났다.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그의 회사는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었고, 최근에는 본격 제조와 생산을 위해 일본에 지사를 세우며 현지 제조 생태계를 빠르게 파악하는 중이었다. 오랜만의 재
바다이야기온라인 회였지만 대화는 곧 제조업 이야기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한국·중국·미국의 산업 생태계에 대한 질문들이 오갔다.
대화 중 나는 중국의 제조 생태계를 일종의 "하드웨어 오픈소스"라고 설명했다. 오픈소스라는 표현이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쉽게 말하면 누구나 가져다 쓰고, 고치고, 보완할 수 있는 공유 지식의 집합이다. 온라인 블로그에서 글을
릴게임하는법 나누고 토론하듯,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 기능을 공개하고, 다른 이들은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버전을 만든다. 스마트폰 앱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공개된 '조각들'을 가져와 조합하는 식이다. 중국의 제조업도 이와 비슷하다. 수많은 부품이 널리, 싸게, 그리고 쉽게 유통되다 보니 누구나 빠르게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낼 수
오리지널골드몽 있다. 바로 이 점이 중국 제조업의 속도이자 세계가 인정하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그러자 지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미국도 제조업을 살리려면 중국처럼 해야 되겠네."
농담처럼 들렸지만, 사실 이 질문은 미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의문이다. 미국 제조업 부진의 배경에는 지나친 폐쇄성과 느린 혁신 속도가 있었다는 반성
게임몰릴게임 이 끊임없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제조 생태계가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기술 보호는 느슨하고, 부품은 쉽게 복제되며, 모방 사례도 흔하다. 하지만 바로 이 "불완전한 개방성"이 역설적으로 혁신 속도를 끌어올렸다. 필요한 부품을 금방 구해 조립할 수 있고, 다른 기업의 기술을 참고해 새로운 제품을 빠르게 만들 수
바다신2다운로드 있었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오히려 혁신을 촉진하듯, 제조업에서도 공유와 개방이 예상치 못한 속도를 만들어낸 셈이다.
중국이 "불완전한 개방"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사이, 미국은 지나치게 폐쇄적이어서 제조 기반을 잃어갔다는 자성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까.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정답을 지키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지는 않았을까.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인력 이동을 제한하고, 특허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감추며, 여러 규제가 생태계를 경직시키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는 이런 방식이 효과적이었지만, 지금 제조업의 흐름은 이미 다른 쪽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이 있다.
피지컬 AI(Physical AI)란 센서·로봇·AI가 결합해 실제 물리 세계를 스스로 관찰하고, 배우고, 움직이는 지능형 기계를 뜻한다. 단순한 자동화 로봇이 아니라,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학습해 스스로 공정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는 차세대 제조 지능이다. 최근 여러 연구자들은 "제조 현장의 복잡한 기술과 노하우가 피지컬 AI에 학습 가능한 형태로 축적되면 산업 혁신의 속도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도 "미래 제조의 중심에는 인간의 숙련이 아니라 로봇과 AI가 축적한 지식 구조가 놓일 것"이라고 말하며, 지능형 로봇이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 강조한다.
장인의 손끝에서 체득한 기술, 숙련자의 감각, 현장의 경험이 피지컬 AI 시스템 속에 저장되어 재사용 가능한 제조 지식으로 남게 된다면, 그 가치는 특정 기업을 넘어 산업 전체의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 결국 제조업의 혁신 속도는 사람의 숙련에만 의존하던 시대에서, 지능형 기계가 지식을 저장하고 재사용하는 시대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이 흐름은 좁은 시장, 작은 스케일, 빠른 인구 변화라는 제약을 가진 한국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피지컬 AI는 제조업의 규모 제약을 보완하고, 기술 확산을 가속하며, 새로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제조업이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지식이 축적되고 공유되고 확산될 것인가 이다. 피지컬 AI가 만들어낼 새로운 제조 생태계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차석원 서울대학교 공학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