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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적 제3의 길 박영선 대표의원 주최. 왜 오픈프라이머리인가 ? 오픈프라이머리 위해선 공직선거법 개정해 선거운동 전면 허용해야. 성한용(한겨레신문 선임기자)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4-12-08 22:31    


 


 

 

오픈프라이머리 위해선 공직선거법 개정해 선거운동 전면 허용해야


성한용(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정치 제도는 필연적으로 그 나라의 사회경제적 상황 및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도는 결코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그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생각, 관행, 문화와 묶여 있다. 따라서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통하는 지고지선의 정치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제도를 선택하든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어떤 제도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 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 그 때까지 잘 보이지 않던 과거 제도의 장점이 뒤늦게 드러나는 법이다.

 

정치 제도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분별하기 어렵다. 어쩌면 유권자와 정치인들은 상호 타협과 설득의 과정을 통해 어떤 시기에 어떤 제도를 잠시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각 정당이 최근 공천 제도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붕괴한 정당의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및 그에 맞서 싸우던 야당 정치 지도자들의 강력한 리더십이 무너진 이후 누가 당권을 장악하고 공천권을 행사하더라도 공정성 시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제1야당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2012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의 후유증을 지금까지 앓고 있다.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패권주의 논란은 대통령 선거 패배 이후 더욱 증폭되어 당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2008년과 2012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 파동 및 잡음을 겼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대표 선출 과정에서 공약했듯이 현행 공천심사 제도를 폐기하고 상향식 공천 제도를 전면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상향식 공천에 대해 논하기 전에 당 총재가 공천의 전권을 행사하던 과거 시스템, 당에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직후보를 결정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총재가 공천권을 독점하던 과거의 총재 공천 시스템은 비민주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효율성이 매우 뛰어난 제도였다. 총재들은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무기로 새로운 인물군을 과감히 수혈해 공천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야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기고 자신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김영삼 김대중 이회창 총재에 의해 참신한 인재들이 대거 발탁됐다. 총재 공천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국회의원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 공천을 받았고 국회의원이 됐다. 바로 지금 여야 정당의 지도부를 이들이 구성하고 있다.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직후보를 결정하는 현재의 시스템도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정당이 책임지고 공천을 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진다는 측면에서 책임정치의 원리에 들어맞는다. 둘째, 당내 각 계파에 공직후보를 분배해 당내정치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셋째, 전문성을 갖춘 공천심사위원들을 공직후보 결정 과정에 참여시켜 공직자로서의 자질 및 역량을 갖춘 후보,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재의 공천 시스템은 폐기 및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우선 과거의 총재 공천 시스템은 채택이 불가능하다. 정당에 공천권을 독점할 수 있는 총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의 공천심사 방식도 지속 가능성이 의심스럽다. 여러가지 장점에도불구하고 공정성 시비, 계파 패권주의 논란을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각 정당은 상향식 공천, 오픈 프라이머리(국민공천 예비선거제도) 등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살펴보자.

 

여기서 상향식 공천은 당 지도부가 공천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원이나 국민들이 공직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공직선거 후보를 당원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결정해 본선거를 치르도록 하는 방식을 지칭하는 것이다.

 

상향식 공천의 장점은 당 지도부의 자의적인 결정이나 계파 나눠먹기로 인한 폐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이나 명망가에게 절대 유리하다는 점, 금품으로 선거인단을 동원할 위험이 있다는 점 등이다. 참신한 정치신인들의 진입이 어려운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의 장점은 첫째, 일반 국민들을 공직후보 결정 과정에 전면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 둘째, 계파갈등과 공정성 시비를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상향식 공천의 문제점 그대로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이나 명망가에게 절대 유리해 참신한 정치신인들의 진입이 어렵다는 점이 있다. 그러나 보다 치명적인 단점은 정당 책임정치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정당은 가치와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결사체다. 그래서 영어로는 부분을 뜻하는 파티라고 한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채택하면 정당은 후보 선출의 과정만을 관리할 뿐 당의 가치와 이념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무책임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단점과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각 정당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합의할 수 있다면 2016년 국회의원 선거부터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여야 각 정당이 겪고있는 계파 패권주의와 공천 후유증은 정당의 존립기반을 뒤흔들 정도로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공직선거법의 선거운동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현재의 공직선거법은 현직 국회의원이나 단체장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되어 있다. 신인들은 선거운동 방식을 포지티브로 열거한 선거법 때문에 입과 손발이 꽁꽁 묶여 있는 상태다. 선거운동 조항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정해 후보들의 입과 손발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해 선거운동을 대폭 허용하는 방향으로 공직선거법 전면개정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여야가 공천 제도를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전환하려면 먼저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선거운동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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