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가 이끄는 성장, 사람특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함께 행복한 사람특별시 서울’의 꿈

박원순의 복지성장론 : 복지가 성장이요, 미래입니다

1.전쟁같은 나날들, 여러분은 안녕하십니까?

시민여러분, 당원동지여러분, 반갑습니다.

연분홍 벚꽃이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습니다. 여의도에는 벚꽃을 즐기려는 인파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우리 시대의 어두운 현실, 불편한 진실을 좀 이야기하려 합니다.

지난 해 2월 “정말 죄송합니다”는 가슴 아픈 메모와 70만원을 남기고 송파 세 모녀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지난 해 10월에는 동대문구에서 퇴거를 앞둔 독거어르신이 “고맙습니다. 국밥이나 한 그릇 하시죠.”라고 적힌 봉투에 10만원을 담아놓고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안산에서는 생활고에 허덕이던 모 씨가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했고, 또 지난 주 영등포구의 한 세입자는 5개월치 월세를 내지 못해 살던 방에 불을 지르고 옥상에서 투신해 사망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통계에 의하면, 매일 39.5명이 자살한다고 합니다. 한 시간에 거의 2명 가까운 사람이 자살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2013년 한 해에 1만 4,427명이 가난과 생활고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며칠 전 예멘에서는 내전으로 인해 5백여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예멘 내전 사망자의 28배나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서는 자살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것은 전쟁상황입니다. 재난상황입니다. 전쟁이나 재난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말입니까?

인구 감소는 또 하나의 고통스러운 미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출산율은 1.2명 선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고, 50년 후 노령인구는 40%를 육박할 것입니다. 생산인구 1.2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초고령 사회가 바로 눈앞에 와 있습니다.

노동시간은 또 어떻습니까? 노동시간은 OECD 국가 1위인데 생산성은 23위에 불과합니다. 죽도록 일하면서도 생산성은 떨어지고 제대로 쉬지도 못해 피로가 쌓이는 피로사회의 전형이 되고 있습니다.

성장은 정체하고 사회갈등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10년째 국민소득은 2만불대에서 머물러 있고 국민행복지수(GNH)는 가장 낮습니다. 가난과 불평등이 세습돼 신분이동의 길이 차단되면서 젊은이들은 희망을 잃었고 사회는 불안사회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창조경제가 웬 말이고, 국민통합이 또 웬 말입니까?

2. 희망을 만드는 힘, 복지

시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이것은 결코 개인의 책임이 아닙니다. 개인에게 미룰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 정치인이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이 절박감을 가지고, 임전무퇴의 심정으로 나서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 앞에 닥쳐온 이 거대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길, 다양하게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해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로 복지입니다. 복지야말로 우리 시대의 빈곤과 불평등,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길입니다. 복지는 행복지수를 높이고. 새로운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여유와 성찰을 가능하게 하고 상상과 창조의 조건을 만듭니다. 갈등을 줄이고 통합을 높입니다.

자, 보십시오!

세계의 선진국들, 잘 사는 나라를 둘러보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복지 안 하고 잘 사는 나라 없습니다. 복지 안 하고 성장한 나라 없고, 복지 안 하고 행복한 나라 없습니다.

북유럽을 보십시오! 독일과 프랑스를 보십시오! 아니 대부분의 OECD국가를 보십시오! 이들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동력을 유지하고 사회적 통합과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전략의 키워드는 바로 ‘복지’입니다.

3. 복지특별시, 서울이 합니다

시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멀리 갈 것이 없습니다. 바로 서울특별시가 선순환구조의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복지에 투자함으로써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도시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행복하고 도시는 글로벌과 미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① 저는 서울특별시장 취임 일성으로 “시민의 삶을 바꾸는, ‘복지특별시장’이 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5년 서울시의 복지예산은 서울시 전체 예산의 34.3%(7조8천억원)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2002년에 비하면 금액은 6.3배, 비중은 2.9배나 증가했습니다.

늘어난 복지예산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서울시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복지지출이 직접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내고 고용창출효과도 크게 낸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서울연구원이 2013년 12월에 펴낸 「사회복지 재정지출의 사회·경제적 효과」라는 연구보고서를 한번 보십시오. 2013년 서울시는 6조285억원의 사회복지 예산을 지출했는데요, 그 결과 지출비용의 두 배가 넘는 14조112억원에 이르는 생산유발 효과와 15만4천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복지가 공짜나 낭비가 아닌, 우리 경제를 돌아가게 하고, 성장의 바탕이 되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입니다. 직·간접적으로 생산력을 증대시키고,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입니다. 여러분, 이러고도 복지가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복지는 사람에 대한 투자, 미래에 대한 투자, 지속가능한 공동체에 대한 투자입니다.

지난 3년, 복지특별시를 향한 항해를 시작한 서울은 실제 시민의 삶에 새로운 변화의 꽃을 피웠습니다.

② 2011년 11월 저는 “아이들이 먹는 밥 한 끼에 어른들 세상의 경제적 불평등과 차별로 눈칫밥 주지 말자”는 원칙 아래 친환경무상급식에 결재함으로써 저의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2011년 19만8천여명에 불과했던 급식지원은 초·중학교로 전면 확대되어 작년에만 72만9천여명의 학생들이 차별 없고 몸에 좋은 친환경 밥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밥은 허기를 메우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밥상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공동체를 경험하고 학습하는, 진짜 공부입니다. 밥 공부가 공부 중에 가장 큰 공부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③ 전국 최초로 시작된 반값등록금은 또 어떻습니까? 학부모들의 허리를 휘게 만들고, 대학생들을 빚더미에 앉게 한 살인적인 대학등록금은 대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를 종용하며 학습권마저 침해하기 일쑤였습니다. 반값등록금을 시행한 결과 서울시립대학교는 인지도가 상승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도 늘어났고, 명문대학으로 도약했습니다. 시립대 반값등록금은 전국 186개 대학의 평균 등록금 인하를 주도했습니다. 등록금 부담을 덜어낸 학생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했고, 살인적인 알바에서 벗어나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해외연수나 워킹홀리데이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④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차별 없이 누려야 할 ‘서울시민복지기준’은 시민과 함께 만든 전국 최초의 시민복지기준입니다. 이 시민복지기준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는 102개 사업을 실천하고 있고, 이중 서울형기초보장제는 중앙정부가 놓친 복지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시민들 위한 정책입니다. 1년 6개월간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송파 세 모녀처럼 힘들어했을 비수급 빈곤층 5만5000여명을 지원했습니다. 서울형기초보장제도는 이들을 구원하는 생명선이었습니다.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서울시청 비정규직 청소용역 직원으로 근무하던 이경자 씨는 꿈에 그리던 정규직 직원이 되었습니다. 65세 정년을 보장해주는 ‘준공무직’ 신분증을 받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울시 직원 7,000여명이 이경자 씨처럼 큰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⑥ 뇌졸중을 앓던 이정자 씨는 전국 최초로 시행된 서울의료원 환자안심병원을 통해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았습니다. 일반병원에 장기 입원하면서 한 달 200여만원에 이르는 간병인비용을 감당 못해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다가 환자안심병원으로 옮긴 이후 건강과 생활을 되찾고, 희망도 되찾았습니다. 지난 2년간 19만5400여명의 시민들이 서울시의 공공의료 혜택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낭비입니까? 소모입니까?

⑦ 서울의료원의 반값 응급진료비와 반값 장례비 정책은 당장 돈이 없어도 먼저 진료를 받고 사정에 따라 의료비를 분납할 수 있게 한 제도로 돈이 없어서 치료 받지 못하는 사람 없는 서울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⑧ 서울시는 “아이는 국가가 키워야 한다”는 철학 아래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은 5%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고도 출산율 높일 수 있습니까? 지난 3년 서울시는 국공립어린이집 296곳을 확충했고, 앞으로 1000개소 확충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이것이 낭비입니까? 소모입니까?

⑨ 서울시는 고령화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 1,100만 명에 달하고 서울시민 10명중 약 2명에 달하는 장년층(50~64세)을 위해 일자리, 복지, 배움이 함께 어우러지는 50+캠퍼스와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서울 곳곳에 열고 있습니다. 고령화 대비를 위한 선제적 투자는 앞으로 치러야할 큰 사회적 비용의 절감을 불러올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⑩ 혼자의 힘으로는 몸도 움직이는 못하는 최중증장애인, 화재현장에서 누구도 돌보지 못해 온 몸이 숯검덩이가 되도록 불에 타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이 분들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하는,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⑪ 장애인이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며 평생 가족여행 한 번 못 가본 이분들에게 2박3일 가족여행을 보내드리는,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⑫ 0세부터 12세 아이들에게 주치의를 붙여 발달전환기 때마다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고, 건강상태를 측정하고 관리해 주는, 이것이 낭비입니까? 소모입니까?

⑬ 저는 21세기 이 시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의·식·주, 의료와 밥과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민의 건강을 살피는 의료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국가나 정부가 반드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서울시가 700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13개의 시립병원을 운영해 가난하고 힘든 시민들에게 건강권을 보장해주는 것, 이것이 낭비이고 소모입니까?

재정 때문에 복지하기 어렵다는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을 파헤치면서 무려 22조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만약 이를 다시 복원한다면 그 비용만 86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22조원이면 한 해 결혼하는 신혼부부 11만쌍 22만명에게 2억원 짜리 아파트 한 채씩을 공짜로 줄 수 있습니다. 전국의 어린이집 전부를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지을 수 있고, 65세 이상 5백만 어르신에게 매달 36만원씩 1년을 드리고도 남는 돈입니다. 4대강 사업이야말로 낭비이고, 소모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시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어떤 사람들은 복지의 확대가 재정건전성을 해치고 나라를 결딴나게 할 것이라고들 주장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서울을 보십시오. 복지예산을 이렇게 늘리고도 서울시의 채무는 지난 3년 동안 7조5천억원이 감축되었고 공공임대주택 8만호가 추가 건설되었습니다. 도시경쟁력파워지수는 세계 6위로 랭크되었고, 뜨는 금융도시 10위권에 들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수는 1200만에 육박했고, 관광의 꽃인 마이스 도시순위는 4위에 올랐으며, 회의하기좋은도시 세계 1위가 되었습니다. 서울은 시민의 복지,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면서도 글로벌도시로서의 도시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상승시켜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4. 복지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 –동복지센터의 전면화

그러나 시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서울의 변화는 이제 시작입니다.

서울시는 행정혁신과 복지전달체계의 혁신을 통해 복지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뤄내고자 합니다. 공무원의 근무공간이었던 동주민센터를 주민의 소통 공간으로 혁신해 ‘찾아오는 주민센터’가 아닌, ‘찾아가는 주민센터’로 만들 것입니다. 복지의 허브로 거듭나게 할 것입니다.

이제 올 7월이면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0세부터 2세 아이들과 65세 및 70세 어르신에 대해 찾아가는 보편적 복지 서비스를 시행합니다. 찾아오는 빈곤층만을 보호하던 기존 복지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인생의 전환기에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공공이 먼저 찾아가 함께 해주는 보편적 복지 서비스가 펼쳐집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시민 삶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동시에 질적 완성도를 높여나가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더욱 튼튼한 복지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서울이 행복한 도시로 나아가는 바탕으로 삼고자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함께 행복한 사람특별시 서울’의 꿈이 될 것입니다.

5. 함께 꾸는 꿈

시민여러분, 당원동지여러분!

세계적 복지국가 모델을 기초하고 설계한 스웨덴의 페르손 전 총리는 복지국가의 10대 조건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온 국민에게 해당되는 보편적 복지의 경우에는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지방정부에 전가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대한민국 중앙정부는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 온 국민에게 해당하는 보편적 복지를 지방정부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무상보육, 그 돈 실제로 누가 대고 있습니까? 서울시만 해도 무상보육에 드는 예산 65%를 서울시가 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부가 무상보육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진짜 복지입니까?

인간적 존엄성과 행복의 증진은 결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의견을 달리하거나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국가사업은 기본적으로 중앙정부가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더 큰 책임을 져주어야 합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교육, 무상보육, 기초연금과 같은 보편 복지는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야 합니다. 반면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놓치기 쉬운 세심한 배려, 시민 삶의 구석구석을 살피는 복지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진정한 지방자치의 꿈을 이룰 수 있고, 시민의 삶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시민이 행복하면, 도시가 행복해지고, 도시가 행복해지면, 국가가 행복해집니다.

시민여러분, 당원동지여러분!

이제 복지는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입니다. 이상이 아닌 현실의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상력과 가치의 새로운 대전환을 이뤄내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과 실존을 지키고, 인간다운 삶을 실현해 나가면서,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그 중심에 바로 복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이듯 누구에게나 위기도 찾아오는 법입니다. 빈곤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고,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복지는 바로 ‘기회’를 주는 이름이자 ‘위기’에 빠진 사람들에게 손을 잡아줄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입니다. 복지는 사회적 책임이면서 공동체 안에서의 소속감과 결속력을 다져주는 신뢰와 연대의 보루입니다.

밥을 먹을 때마다 부모의 가난을 떠올리며 먹는 밥은 아이들에게 열등감이나 수치심을 주기 마련입니다. 이는 존엄한 인권을 가진 인격체로서 한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이고, 사회적 신뢰와 연대의 결속력도 떨어뜨릴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경남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밥을 굶고 공부만 하라고 할 수 있습니까? 복지는 결코 선거용이나 정치용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선거를 의식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의식해서 복지를 악용해서는 안됩니다. 복지는 순수한 그 마음, 인간의 존엄성, 차별과 빈곤의 극복, 시민의 행복을 위해 투자되어야 하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무엇보다 복지는 시혜가 아닙니다. 무상급식은 결국 인간에 대한 철학의 문제입니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리고 인간답게 살 권리인 인권이 보편적이듯, 인간을 위한 복지도 보편적이어야 합니다. 보육과 교육은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기에, 밥과 책 앞에서는 누구도 차별 없어야 합니다. ‘밥의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 진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불평등은 경제성장의 걸림돌’이라며 사고의 대전환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사고의 대전환을 이뤄내야 합니다. 복지는 낭비나 소모나 시혜가 아닙니다. 복지는 사람과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이제 우리는 복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을 이뤄내고, 창조경제를 이뤄내고, 그 결실을 함께 나눠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복지는 경제요, 성장이요, 분배요, 민주주의요, 인권입니다.

이제 지금이라도 우리는 왜, 복지국가로 나아가야야 하는지 보다 근본적이면서 깊이 있는 통찰을 통해 대국민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민 모두를 초대해 복지에 대한 높은 수준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복지성장론’이라는 담론을 사회적 의제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 시작이 이번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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